사진한장 이야기한줄 수졸재 (守拙齋)

[스크랩] ♣ 황진이의 사랑과 인생.

골동품 고서 고문서 근대사 갤러리 진품명품 2008. 4. 14. 07:49

 

 








황진이의 모습은 전해진것이 없으며
황진이의 모습을 표현할때는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를
황진이의 초상화로 자주 쓰는것 같습니다.

      ▒ 황진이의 사랑과 인생. ▒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인가?
      무엇을 해야 행복을 얻을 것인가?
      이러한 물음은 누구에게나 한번쯤 가질 법한 의문이다.
      여자의 경우에 있어서도 그것은 마찬가지다.
      결혼을 하여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행복이라 생각할 수 있다.
      반면 혼자 살면서 누구의 간섭 없이 자유로운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시대를 초월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부딪히는 문제다.
      조선시대를 살아간 여성이었던 황진이의 생애는
      이 문제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자연을 읊고 명사들과의 사랑에 빠진 황진이
      황진이는 황진사(黃進士)라는 사람의 서녀(庶女), 곧 첩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따라서 천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난 셈이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서녀로 천대를 받으며 사느니 기생이 되어 자유롭게 살리라.
      이리하여 그녀는 기생이 되어 뭇 사내들과 사랑을 나누고 때로는 울리기도 했다.
      그녀의 애정 행각 대상은 사회적으로 명성이 높은 사람들이었다.

      학문연구기관이었던 홍문관(弘文館)의 책임자로 대제학(大提學)을 지냈던
      소세양(蘇世讓)과는 30일 동안 사랑을 나누었다.
      30일이 지나 소세양이 떠나려 하자
      황진이는 시를 읊어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달빛어린 마당에 오동잎은 지고
      차거운 서리 속에 들국화는 노랗게 피어 있네
      다락은 높아 하늘과 한 척 사이라
      사람은 취하여 술잔을 거듭하네
      물소리는 거문고 소리에 화하여 차거웁고
      피리 부는 코 끝에 매화 향기 가득하도다.
      내일 아침 이별한 후에는
      우리들의 그리움은 푸른 물결과 같이 끝이 없으리라

      이후 이들의 사랑이 얼마나 더 지속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황진이가 그를 얼마나 사모했는가를 잘알 수 있다.
      헤어진 뒤에도 그녀는 항상 소세양을 그리워했다.
      혹 그가 다시 올까 가슴을 졸이며 그 마음을 시로 풀었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도려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님 오시는 밤이거든 구비 구비 펴리라


      황진이의 애정 행각은 이제 사내들을 시험하는 쪽으로 발전했다.
      그의 미모와 자태 앞에 내로라하던 사대부나 문사들도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한번은 송도 근처 깊은 산 속 암자에
      생불이라 일컬어지는 지족선사(知足禪師)가 있었다.
      30년 동안 수도했던 그도 황진이의 유혹 앞에서 맥을 못 췄다.
      결국 그는 파계를 하고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황진이의 자신감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당대 제일의 학자인 화담 서경덕(徐敬德)을 찾아가 다시 자신의 미모를 시험했다.
      그러나 화담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이미 여색의 경지를 넘어선 것이었다. 황진이는 이에 무릎을 꿇고 빌면서 말했다.
      “역시 선생님은 송도 3절(松都 三絶)의 하나이십니다.”
      옛 고려의 왕도였던 송악에서 빼어난 것 셋 중에 하나라는 뜻이었다.
      화담이 또 다른 둘은 무엇이냐고 묻자
      “하나는 박연폭포요 다른 하나는 저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여기서 알 수 있듯 황진이는 자연도 사랑했다.
      여기 저기 경치 좋은 곳을 찾아다니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그녀가 박연폭포를 보고 읊은 시가 아직도 남아 있다.


      한 가닥 긴 물 구비가 골짝이 틈에서 뿜어져 나와
      흉흉한 물결은 백 길의 용늪을 이루고
      거꾸로 쏟아져 내리는 샘이 구름인가 싶다
      성난 폭포 비꼈으니 흰 무지개 완연하다.
      우박과 천둥소리 마을까지 넘치고
      구슬 방아에서 옥이 부셔져 허공에 치솟는다.
      구경꾼들아 말하지 마오 여산(廬山)의 풍경이 좋다고
      알거라 해동의 제일은 이 천마산임을


      그러나 뭇 남자들을 사랑하고
      자연을 만끽했던 황진이도
      만년에는 인생의 허무함을 느꼈다.

      스쳐 지나간 사랑의 추억만이 남아 있을 뿐,
      이러한 감정을 그는 다음과 같이 읊었다.

      ● 동짓달 기나긴... <황진이>
      冬至(동지)ㅅ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내여
      春風(춘풍)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 산은 옛 산이로되... <황진이>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晝夜)에 흐르거든 옛 물이 있을손가
      인걸(人傑)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는 것은  

      ● 청산은 내 뜻이요... <황진이>
      청산(靑山)은 내 뜻이요 녹수(綠水)는 님의 정이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녹수도 청산을 못 잊어 울어예어 가는고

      ● 청산리 벽계수...  <황진이>
      청산리 벽계수(靑山裏 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일도창해(一到蒼海)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 어져 내 일이야... <황진이>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던가
      이시랴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어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 청초 우거진 골에... <백호 임제>
      청초(靑草) 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웠는다
      홍안(紅顔)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나니
      잔(盞)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슬허하노라




      아래 노랫말(시)은 황진이의 작품이 아니라 소설가 이재운씨가 주간조선
      역사 뒤집어보기 <청사홍사>에 쓰기 위해 이선희가 부른 <알고싶어요>의
      작시자 양인자님의 노랫말을 양해를 구해 이재운씨가 한문으로
      번역하여 쓴 걸로 밝혀짐(KBS 2TV 11/4 <스펀지>에서).

      ● 알고 싶어요

      달 밝은 밤이면 그대는 무엇을 생각하나요?
      (蕭寥月夜思何事)소요월야사하사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을 꾸시나요?
      (寢宵轉輾夢似樣)침소전전몽사양

      붓을 들면 때로는 제 이름도 적어보나요?
      (問君有時錄忘言)문군유시녹망언

      저를 만나 기쁘셨나요?
      (此世緣分果信良)차세연분과신량

      그대 생각하다 보면 모든 게 궁금해요.
      (悠悠憶君疑未盡)유유억군의미진

      하루에 제 생각 얼마만큼 하나요?
      (日日念我幾許量)일일염아기허량

      바쁠 때 얘기해도 제 말이 재미있나요?
      (忙中要顧煩或喜)망중요고번혹희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정겨운가요?
      (喧喧如雀情如常)훤훤여작정여상

      황진이가 동선이를 시켜 한양에 있는
      소세양에게 전하게 했다는 한시(7언율시)입니다.

      ^^^^^^^^^^^^^^^^^^^^^^^^

      한시 직역 - 알고 싶어요

      簫蓼月夜思何事
      <소슬한 달밤이면 무슨 생각 하오신지>

      寢宵轉轉夢似樣
      <뒤척이는 잠자리는 꿈인듯 생시인듯>

      問君有時錄妾言
      <님이시여 때로는 제가 드린 말도 적어보시는지>

      此世緣分果信良
      <이승에서 맺은 연분 믿어도 좋을지요.>

      悠悠憶君疑未盡
      <멀리 계신 님 생각, 끝없어도 모자란듯>

      日日念我幾許量
      <하루 하루 이 몸을 그리워는 하시나요.>

      忙中要顧煩惑喜
      <바쁜 중 돌이켜 생각함이라 괴로움일까 즐거움일까>

      喧喧如雀情如常
      <참새처럼 지저귀어도 제게 향하신 정은 여전하온지요.>


      사람도 어차피 한 번은 죽는 것. 죽어지고 나면 다시 올 수 없는 것.
      그런 인생의 허무함이 짙게 배어 있는 시다. 너무 일찍 사랑과 인생을 알았는지
      그녀는 마흔이 안 된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하직하였다 전해진다.





            

출처 : aowlr1004
글쓴이 : 수호천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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