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승도(覽勝圖)또는승람도
이는 두 가지 놀이가 내용에서는 전혀 다르지만 놀이 자체에 많은 공통점이 있으므로 한편이 보급됨에 따라 다른 한편도 곧 시작되었다고 추정하기 때문이다.
(1) 놀이의 도구와 놀이방법
남승도를 놀기 위해서는 도표·숫자팽이·말 등이 있어야 한다. 남승도는 명승지를 유람하는 도표란 뜻으로, 가로 1m, 세로 70∼80cm 쯤의 장방형 모양에 장기판처럼 가로가 세로보다 조금 넓은 간을 여러개 그려 만든다.
각 간의 왼쪽에는 명승지의 이름을 써 넣으며, 아래쪽에는 잔글씨로 1에서 6까지의 숫자와 함께 그 숫자에 따라 옮겨갈 방향을 적는다. 한가운데 서울이 배치되고 경기도의 서부로부터 충청·경상·전라·황해·평안·함경·강원·경기도의 동부와 같은 순서로 한바퀴 돌도록 기입하는 것이 보통이나 순서는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
다만 서울에서 출발해 서울로 돌아오고, 남을 돌아서 북으로 돌아가는 것만은 거의 모두 일치한다. 명승지의 내용이나 일정은 처음에 도표를 만드는 사람이 적어 놓기에 따라 다르다.
출발지에 있어서도 어떤 것은 서울이라는 지명을 밝히지 않고, 단지 "출발지" "귀착지"라고 표기하고 또 다른 것은 "숭례문(남대문)"을 떠나 "숭인문(동대문)"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기도 하다. 한편 명승지를 모두 중국에서 따온 것도 있다.
보통 아랫쪽을 팽이처럼 만들고 윗쪽을 여섯 모지도록 깎아 1에서 6까지의 숫자를 새겨 놓은 숫자팽이를 돌려, 그 숫자에 따라 시인·한량·미인·화상·농부·어부 중 부류를 정한다.
이렇게 구별하는 것은 특정한 유래를 지닌 명승지에 도착하였을 때 적절한 특전을 주기 위해서이며, 어떤 지역에서 어떤 부류의 사람들에게 특전을 부여할 것인가는 미리 결정하고 각 빛깔의 동그라미로 표를 해둔다.
예를 들어 진주 촉석루에 한량인 사람이 이르면 이곳에서 임진왜란 때 큰 싸움이 있었으므로, 그에게 특권이 주어져 다른 부류의 사람들은 자기들이 얻은 수를 쓰지 못하고 모두 한량에게 바쳐야 한다. 또 한 고장에서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만나게 되는 경우에도 몇가지 규칙이 적용된다.
예를 들면, 미인이 먼저 가있는 곳에는 화상이 가지 못하며, 화상이 도착한 곳에 미인이 가게 되면 화상이 다음번에 얻는 수를 그네에게 주어 미인의 말이 움직이도록 하는 것 등이다. 이외에도 어떤 남승도에는 제주도의 한라산이나 울릉도 같은 데에 "회오리바람"을 설정하여, 특정한 수를 얻었을 때에는 노정을 앞당겨 더 빨리 갈 수 있도록 하고, 1이나 2의 낮은 수를 얻었을 때에는 이미 온길에서 뒤로 물러서도록 한 것도 있다.
그리고 "교전(交戰)" "유배(流配)" "징소(徵召)"와 같은 간을 두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규칙들이 모든 남승도에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2) 고을모둠 놀이
승람도 놀이를 하기 앞서, 10세 정도까지 서당에서 했던 것이 고을모둠 놀이이다. 이것을 통해 사전적 훈련을 쌓은 뒤 본격적으로 승람도 놀이를 하게 되는 것이다.
놀이 방법은 두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이 약속에 따라 미리 정한 한문책의 아무 쪽이나를 펼쳐 놓고 그 쪽에 들어있는 글자 중에서 우리나라의 고을 이름이 될 만한 것을 골라 기억해 두었다가, 책을 덮은 뒤에 나머지 글자를 맞추어서 고을 이름을 종이에 적고 뒤에 계산해서 많이 쓴 쪽이 이기게 된다.
더 나아가 고을의 소재지 등을 따져 물어, 점수를 매기고 틀리면 감점을 한다. 또 고을 이름은 반드시 당시의 행정지명을 기준으로 삼으므로 옛지명을 쓰면 감점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고을의 이름 뿐만 아니라 그 고을의 시대적 변화상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놀이이다.
(3) 놀이의 의의
승람도놀이는 우리 나라 명승과 고적을 익히고 풍토와 산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학습효과가 큰 놀이이고, 오늘의 시점에서 새로운 내용으로 시대의 변화상을 승람도에 반영시킨다면 오늘날에도 의미있는 놀이로 계속될 수 있으리라 본다.
음성기록역사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