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호 휴대전화는 벽돌처럼 무거웠죠"
휴대전화 1200점 모아 박물관 연 이병철 관장
"한국에서 휴대전화 생산이 시작된 게 1988년입니다. 최초의 모델은 삼성전자가 서울올림픽을 찾은 외국 귀빈 97명에게 주기 위해 개발한 'SH100'인데, 무게가 700g쯤으로 벽돌과 비슷합니다. 이걸 구하러 개인 수집가를 6번이나 찾아갔습니다."
19일 경기도 여주군 점동면 당진리 오갑산 중턱에 국내 첫 '휴대폰 박물관'을 개관한 이병철(60·사진) 관장은 한국 1호 휴대전화 얘기부터 꺼냈다. 개인이 휴대전화 전문 박물관을 차린 것은 처음이다.
이 관장이 모아 박물관에 전시한 휴대전화는 1200여 점이나 된다. 1983년 미국 모토로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다이나텍(Dynatac) 8000'을 비롯해 2000년 삼성전자가 만든 세계 최초 카메라폰 SCH-V2000 등을 두루 선보이고 있다.
"다이나텍 8000은 1988년 국내에 들어왔는데 무게가 700g이 넘어서 '망치폰'이라고 불렸어요. 실제 당시 신문에는 이 '망치폰'으로 사람을 때려 다치게 했다는 기사도 실린 적이 있습니다." 박물관 이름은 휴대폰 박물관이지만, 전시장에는 1800년대 후반 스웨덴 에릭슨사(社)에서 만든 고색창연한 전화기, 1877년 미국에서 생산된 벽걸이형 전화 교환기 등 희귀 통신장비 400여 점도 전시돼 있다. 휴대전화가 별도의 가방에 들어있는 '가방 폰', 국내에 처음 들어온 '카폰'도 눈길을 끈다.
이 관장은 지난 30여년간 일간지, 시사주간지 기자와 저술가 등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처음에는 생활사박물관을 차리려고 여러 소품들을 모으다가 휴대전화의 세계가 의외로 재미있고 다양해 아예 독립박물관을 차렸다고 밝혔다.
한국은 휴대전화 제조 강국 인데다 2006년 기준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수는 4019만7000명. "흔한 것이 휴대전화"라고 생각했지만 갖가지 모델의 휴대전화들을 모으는 일은 쉽지 않았다.
"불과 5년 전 모델을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속에 든 금을 빼낸다고 부수고, 중고는 헐값에 수출하고…." 그런 안타까움이 오히려 박물관을 여는 힘이 됐다. 외국에 가면 국내 업체들이 외국에만 판매했던 휴대전화를 사들였다. 관세를 고스란히 물고 200만원이 넘는 고가 휴대전화를 들여온 적도 있다.
이 관장은 "휴대전화에는 한국 전자통신 산업의 성장과 당시 사회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 & Chosun.com>
입력 : 2008.04.20 22:31 / 수정 : 2008.04.21 01:59
휴대전화 1200점 모아 박물관 연 이병철 관장
"한국에서 휴대전화 생산이 시작된 게 1988년입니다. 최초의 모델은 삼성전자가 서울올림픽을 찾은 외국 귀빈 97명에게 주기 위해 개발한 'SH100'인데, 무게가 700g쯤으로 벽돌과 비슷합니다. 이걸 구하러 개인 수집가를 6번이나 찾아갔습니다."
19일 경기도 여주군 점동면 당진리 오갑산 중턱에 국내 첫 '휴대폰 박물관'을 개관한 이병철(60·사진) 관장은 한국 1호 휴대전화 얘기부터 꺼냈다. 개인이 휴대전화 전문 박물관을 차린 것은 처음이다.
이 관장이 모아 박물관에 전시한 휴대전화는 1200여 점이나 된다. 1983년 미국 모토로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다이나텍(Dynatac) 8000'을 비롯해 2000년 삼성전자가 만든 세계 최초 카메라폰 SCH-V2000 등을 두루 선보이고 있다.
"다이나텍 8000은 1988년 국내에 들어왔는데 무게가 700g이 넘어서 '망치폰'이라고 불렸어요. 실제 당시 신문에는 이 '망치폰'으로 사람을 때려 다치게 했다는 기사도 실린 적이 있습니다." 박물관 이름은 휴대폰 박물관이지만, 전시장에는 1800년대 후반 스웨덴 에릭슨사(社)에서 만든 고색창연한 전화기, 1877년 미국에서 생산된 벽걸이형 전화 교환기 등 희귀 통신장비 400여 점도 전시돼 있다. 휴대전화가 별도의 가방에 들어있는 '가방 폰', 국내에 처음 들어온 '카폰'도 눈길을 끈다.
이 관장은 지난 30여년간 일간지, 시사주간지 기자와 저술가 등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처음에는 생활사박물관을 차리려고 여러 소품들을 모으다가 휴대전화의 세계가 의외로 재미있고 다양해 아예 독립박물관을 차렸다고 밝혔다.
한국은 휴대전화 제조 강국 인데다 2006년 기준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수는 4019만7000명. "흔한 것이 휴대전화"라고 생각했지만 갖가지 모델의 휴대전화들을 모으는 일은 쉽지 않았다.
"불과 5년 전 모델을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속에 든 금을 빼낸다고 부수고, 중고는 헐값에 수출하고…." 그런 안타까움이 오히려 박물관을 여는 힘이 됐다. 외국에 가면 국내 업체들이 외국에만 판매했던 휴대전화를 사들였다. 관세를 고스란히 물고 200만원이 넘는 고가 휴대전화를 들여온 적도 있다.
이 관장은 "휴대전화에는 한국 전자통신 산업의 성장과 당시 사회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 & Chosun.com>
입력 : 2008.04.20 22:31 / 수정 : 2008.04.21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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