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 명 심청전 (沈淸傳 )
크 기 18.5*27쎈치2책 목판본 乙巳末月完山開刊
주 기
심청전 /〈심청전〉, 작자미상,
현재 공개된 이본은 경판 4종, 안성판 1종, 완판 7종, 필사본 62종이다. 그밖에 이해조가 1912년 광동서국(光東書局)에서 〈강상련 江上蓮〉이란 제목으로 개작·간행한 것을 비롯해 4종의 구활자본이 더 전한다. 방각본은 판소리를 텍스트로 해 간행한 '완판본 계열'과, 판소리의 기반 아래 새롭게 적강(謫降)의 구조를 토대로 해 적극적으로 개작한 '경판본 계열'로 크게 나누어볼 수 있다
대명 성화연간 남군 땅에 사는 심현과 정씨부인이 뒤늦게 딸 심청을 낳았다. 심청이 세 살 되던 해 정씨 부인이 죽고, 심현은 눈 먼 봉사가 되었다. 심청이 자라 아버지를 부양했다. 어느날 딸을 마중나가던 심현이 물에 빠졌는데 개법당 화주승(化主僧)이 구해주었다. 심현은 고마워하며 공양미 300석을 시주하기로 약속했다. 심청은 남경상인에게 공양미 300석을 받고 자신의 몸을 팔아 인단소 물에 몸을 던졌다. 물 속에서 선녀가 심청을 용궁으로 데리고 갔는데 그곳에서 용왕으로부터 전생의 일과 앞으로의 운명을 듣게 된다. 용궁에서 어머니를 만난 뒤, 다시 인단소에 이른다. 이때 남경상인들이 돌아오다가 인단소에 떠 있는 연꽃을 발견해 이를 왕에게 바쳤는데, 왕은 연꽃에서 심청을 발견하고 새 왕비로 맞아들였다. 심청은 왕을 도와 선정(善政)을 베풀도록 했고 맹인잔치를 열도록 권한다. 이웃 노부부의 도움을 받아 겨우 살아가던 심현도 이 잔치에 참석해 심청을 다시 만나게 된다. 딸을 만난 기쁨에 눈을 뜬 심현은 호부상서 겸 대사마 초국공에 제수되고 좌승상 임한의 딸과 다시 혼인을 한 뒤, 망월산 원심동에 있는 사찰을 중수(重修)한다. 그리고 고향에 돌아와 자신을 도와준 노부부와 이웃 사람들에게 상을 내린 다음 서울로 돌아간다. 그뒤 심청은 3남 2녀를 두고, 심현은 2남 1녀를 두어 행복하게 지냈다. 심현이 75세에 병을 얻어 죽자, 임부인이 통곡하다가 따라 죽었다. 심청은 부모를 고향에 정부인과 나란히 묻은 뒤 3년상을 마치고 죽으니, 이듬해 가을 왕도 죽었다. 작품 끝에 심현의 두 아들이 과거에 급제해 문벌을 빛냈으니, 이 모두가 심청의 덕행 때문이라는 후일담이 붙어 있다. 그러나 경판 24장본 및 한남본(翰南本)은 모두 심현이 눈을 떠 국구(國舅)가 되어 임부인과 결혼하는 것으로 끝맺고 있어 경판 26장본과 차이가 있다.
이상과 같이 경판 26장본은 판소리로 불리는 〈심청가〉와 달리 심봉사가 눈을 뜬 뒤 궁중에서 벌어지는 후일담이 이어지는 특징을 보일 뿐 아니라, 문체도 문장체로 되어 있다. 이때문에 다른 판소리계 소설과 달리 '근원설화-소설-판소리'의 과정을 밟은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경판계의 문장체 소설과 판소리 계통 소설과의 차이가 워낙 커서 현재로는 그 선후관계를 단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다만 경판본은 영웅소설의 경우처럼 적강구조를 토대로 해 심청의 효를 강조하는가 하면, 다른 판소리계 소설들에 비해 보수적인 세계관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완판본은 경판본과 달리 판소리계 소설의 전형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이는 강산제(江山制) 판소리를 텍스트로 간행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경판본에는 등장하지 않던 무릉촌 장승상 부인, 뺑덕어미, 맹인 안씨라는 인물을 새롭게 등장시키고 있다. 또한 경판본에서는 점잖게 그려지던 심봉사가 완판본에서는 매우 세속적이고 희극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특히 현실적이고 물질지향적인 새로운 인간형 뺑덕어미는 이러한 심봉사를 희화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경판본과 완판본은 인물뿐 아니라 문체·주제·의식지향에 있어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이본에 따른 세심한 분별이 필요하다. 또 여러 필사본은 크게 문장체 계열, 초기 심청가 계열, 그리고 창본계(唱本系) 필사본 계열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초기 심청가 계열이라 하는 것은 "장승상 부인의 시비(侍婢)를 따라가는"과 같이 후대에 형성된 더늠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을 말한다. 이러한 계열 이본의 특징은 우선 심봉사의 신분이 양반의 후예로 상승되어 있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그의 행동이 매우 어리석고 철없는 것으로 그려진다는 점이다. 또 곽씨 부인의 덕행이나 심청의 고귀한 성품 묘사나 영웅적인 행위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점에서 등장인물들은 철저하게 일상적·세속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또한 심청이가 동냥하는 대목에서 마을사람들에게 심한 박대를 받는 등 가난한 현실이 잘 그려져 있는 것도 특이하다. 기타 창본계 필사본에는 완판본이나 구활자본을 텍스트로 해 필사한 것이 가장 많다.
이 작품에 대한 근원설화로는 인도의 〈전동자(專童子)설화〉·〈묘법동자(妙法童子) 설화〉, 일본의 〈소야희 小夜姬〉, 〈삼국사기〉·〈삼국유사〉의 〈효녀 지은(知恩)설화〉, 〈삼국유사〉의 〈거타지(居陀知)설화〉 등이 있다. 그밖에 〈인신공희(人身供犧)설 화〉, 〈관음사 연기(緣起)설화〉, 불전(佛典)의 〈효자 불공구친(佛功救親)설화〉를 핵심적인 설화로 보기도 하며, 오구굿 계통의 〈황천무가 黃泉巫歌〉를 당시의 사회적 윤리에 맞는 소재로 각색한 것으로 보기도 했다. 그러나 정하영(鄭夏英)은 이같이 근원설화를 평면적으로 나열하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심청전〉을 개안설화(開眼說話)·처녀희생설화(處女犧牲說話)·영웅설화라는 3개의 하위구조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여기에 다시 출생담·용궁담 등 17개의 화소가 개입되었다고 파악하기도 한다.
작품의 주제에 대해서는 불공에 따른 불교적 극락왕생 또는 불교적 재의(齋儀)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대체로 심청의 효를 주제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 성격이 유교적 효인가, 불교적 효인가, 속신적(俗信的) 효인가에 대해서는 논자에 따라 견해가 다르다. 이에 대해 조동일은 표면적 주제는 유교이념을 긍정하는 보수적인 효이지만, 이면적 주제는 유교이념을 부정하는 진보적 현실주의라고 나누어 파악하기도 한다. 주제에 대한 강조뿐 아니라 작품 중에는 당시 하층민이 겪어야 했던 가난과 가치관의 파멸(심봉사의 행동) 때문에 평범한 의미의 효도조차 할 수 없었던 상황이 잘 그려져 있다. 목숨을 버리는 것이 가장 큰 불효라고 할 수 있는데, 심청은 효를 위해 목숨을 버리기까지 하는 역설이 이를 말해준다. 〈심청전〉의 형성을 가난 때문에 인신매매가 자행되던 조선 후기 현실에서 찾기도 하는데, 이런 모습은 초기 〈심청전〉으로 보이는 박순호 소장 필사본 〈심청전이라〉에서 부분적으로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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