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뉴시스】강신욱 기자 = 선조들의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고문서와 고화, 선사 유물이 가득한 작은 박물관에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있다면 한 번쯤 들러봄직하다.
충북 음성군 감곡면 오궁리 중부내륙고속도로 감곡나들목 부근엔 한 수집가의 정성을 엿볼 수 있는 '기록역사박물관'이 다소곳이 자리하고 있다.
고서화와 민속품 등을 수집·판매하는 1층 골동품점 위층에 새 단장한 기록역사박물관 230여㎡엔 고서적, 고문서 외에도 고화, 각 시대를 망라한 유물 등 500여점이 전시돼 있다.
2005년 90여㎡의 축사를 개축해 지은 기록역사박물관이 이젠 차 한 잔의 여유로움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최근 새로 탄생했다.
기록역사박물관 김수명 관장(49)은 "박물관 하면 으레 거창하고 웅장한 것만을 떠올리지만 이곳은 전통문화만을 둘러보는 것에서 탈피해 커피나 전통차 한 잔을 마시면서 유물을 감상하는 작은 문화공간"이라며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박물관이 충북에도 있다는 것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취미가 특기가 되고 좋은 작품은 후세에 전해지게 마련”이라며 "박물관이라면 어떤 유물이 있는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간 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던 김 관장은 외환위기로 한때 빈털터리로 전락해 산에 들어가 절밥을 먹으며 번민의 날을 보냈고 이때 스님의 '공양보시' 한마디에 하산해 토속음식점 '외할머니집'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젊은 시절 서예를 하면서 매료된 고문서와 골동품 등에 눈길을 돌려 전국으로 발품을 팔았고 하나둘씩 쌓이는 유물을 공유하고 싶은 생각에 2005년 기록역사관을 지었다가 최근 박물관 한 칸에 카페 '休(휴)'를 마련하고 기록역사박물관으로 이름을 바꿨다.
김 관장이 소유한 7000-8000점의 유물 가운데 500-600점을 전시해 논 기록역사박물관엔 감곡 매괴성당(장호원천주교회) 설립자인 임가밀로 신부가 1933년에 펴낸 '조선어성가집'을 비롯해 음성지역 농민문학 선구자인 소설가 이무영 선생의 친필편지, '금화(錦化․충북)관찬부보고서'(1902년), 음성에서 인쇄된 족보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광주 반씨 족보'(1855년), 국내 유일본인 '충주읍지', 색지로 만든 미서(美書) '허난설화집' 등 수집가들의 시선을 끌 만한 고문서가 즐비하다.
김 관장은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한국학중앙연구원(옛 정신문화연구원) 학국학대학원에서 고문헌을 연구하는 큰딸이 대견스럽기만 하다.
ksw6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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