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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소식

[스크랩] 감곡 복숭아농가 잇따른 ‘햇사레 탈퇴’ 선언, 왜?

by 골동품 고서 고문서 근대사 갤러리 진품명품 2007. 6. 30.
감곡 복숭아농가 잇따른 ‘햇사레 탈퇴’ 선언, 왜?
2007-6-25 
“음성·이천보다 품질 좋은데 제가격 못받고 명성만 하락” ‘하향평준화’ 불만 봇물

품질 균일화 없이 상표만 공동사용…양적 팽창 그쳐”
FTA기금·출하선도금 지원 제외 감수 ‘독자노선’ 택해”

충북 음성군 감곡면. 우리나라 복숭아 생산지의 대명사다. 이곳 감곡면에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감곡면 오갑리 일대 복숭아 농가 14명은 영농법인을 결성하고 최근 새로운 상표를 개발했다. ‘선핑크’. 복숭아 연합브랜드인 ‘햇사레’와 차별화하기 위해 농가 스스로 만든 상표다.

14명의 농민들은 브랜드 개발에 4000만원, 홍보물 제작에 4100만원을 투자했고 3000만원을 들여 서울 지하철 광고를 시작했다.

이들이 충북 음성군과 경기도 이천시의 복숭아 연합브랜드 ‘햇사레’를 포기하고 독자 상표를 개발한 이유는 뭘까. 신동원 영농법인 대표는 “햇사레가 뜨기 전에는 ‘감곡복숭아’라는 것 만으로도 높은 값을 받았다. 연합사업이 시작되면서 장호원이나 음성에서 생산된 복숭아가 감곡산과 차별없이 ‘햇사레’로 팔렸다. 감곡은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데 소비자들은 다 같은 것으로 본다. 하향 평준화 된 것”이라고 말한다.

감곡지역의 ‘햇사레’ 이탈은 계속 늘고 있다. 회원 35명의 단평작목반(반장 윤영준)도 햇사레사업단에서 탈퇴했다. 윤 반장은 “‘햇사레’에 참여해야 실제로 얻는 이득이 없다. 이전에는 감곡복숭아의 명성이 있었다. 그걸 다시 찾기 위함이다. 지금은 감곡산이 제대로 물건값을 못 받는다. 올해부터는 ‘감곡복숭아’ 상표를 달고 박스도 자체 제작한다”고 이유를 설명한다.

‘햇사레’ 사업단에서 탈퇴하면 농가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FTA기금 과수산업육성자금을 지원받을 수 없다. 농협중앙회가 지원하는 출하선도금도 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감곡 농민들이 독자생존의 길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13명의 회원을 둔 왕대작목반(반장 이한석)도 똑같은 이유로 탈퇴를 선언했다. 이한석 반장은 “우리 작목반은 1등 품질을 고집한다. 그러나 ‘햇사레’는 박스가 흔하니까 차별이 안되고 여거저기서 쓴다. ‘햇사레’ 복숭아는 양적으로 늘었는지 모르나 작목반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햇사레’ 탈퇴 농민들의 의견은 하나로 모아진다. ‘햇사레’ 복숭아로 판매하는 것보다는 ‘감곡복숭아’로 판매하는 게 더 낫다는 것이다. 물론 감곡지역 농민들의 이같은 인식에는 일종의 피해의식도 작용한 듯 하다. 장호원이나 음성지역에서 생산된 것보다 품질이 좋고 높은 값을 받았던 감곡복숭아가 현재는 ‘햇사레’ 복숭아로 동일한 물건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품질의 균일화나 통일없이 상표만 공동으로 사용함으로써 양적 확대위주의 사업을 한 것도 주요한 원인의 하나로 분석된다. 탈퇴농민들이 ‘하향평준화’라 지적하는 이유다. 사업단 장진호 차장은 “‘햇사레’ 가 뜨면서 음성이나 장호원 지역 농민들은 수취가격이 많이 올라갔다. 감곡면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은 것이지 떨어진 게 아니다. 연합사업으로 각 지역이 공히 이득을 보자는 것이지 특정지역만 이익을 볼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는 또 “브랜드가 하나라고 해서 다 똑같은 등급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하품이 있고 상품이 있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세 가지 상품으로 출하하고 있다”고 말한다.

‘햇사레’ 는 농산물연합사업과 공동마케팅사업의 모범적 모델 1순위로 꼽힌다. 적어도 농림부와 농협은 그렇게 평가한다. 그러나 브랜드 탄생의 본토에서 ‘햇사레’ 는 분명 도전받고 있다.

제1963호  지역/ 이평진 기자

출처 : 감곡향토문화연구회
글쓴이 : 거곡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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