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기록역사관소장
≪어우야담(於于野譚)≫은 설화문학의 보고로 사실성이나 논리적 엄밀성으로부터 자유로운 서사구조와 열린 공간에서의 거침없는 대화를 엮은 책이다. 어우(於于)는 저자 유몽인의 자호(自號)이다. 어우는 원래 ≪장자(莊子)≫ <천지편(天地篇)>에서 ‘쓸데없는 소리로 뭇사람을 현혹시킨다[於于以蓋衆]’고 한 데서 유래한다. 곧 유몽인은 스스로를 쓸데없는 소리나 하는 사람이라고 일컬었던 것이다. 이만 보더라도 그가 스스로 방외인(方外人)을 자처했음을 알 수 있다. 방외인 유몽인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당대의 유명한 성리학자 성혼(成渾)을 사사(師事)했으나 경박하다는 이유로 쫓겨났다. 성리학적 엄숙주의는 그의 자유로운 정신을 용납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와 함께 수학했던 성여학(成汝學)은 일찍이 유몽인을 두고 장자(莊子)와 나란히 견줄 만한 문장이라고 대단히 높이 평가했다. ≪어우야담≫에는 선조대부터 광해군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학자들의 뒷이야기와 민간에서 전해지던 야사(野史), 가담항설(街談巷說) 따위가 실려 있다. 각각의 이야기에는 가난과 부(富), 욕망과 금기, 소망과 저주 등 세속적 욕망을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이 솔직하게 그려져 있다. 아울러 효자와 선비, 탕녀와 열녀, 충신과 간신, 귀신과 인간 등 각양각색의 인간들이 뒤엉켜 드라마를 연출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주인과 노비의 갈등을 통해 낡은 신분질서가 붕괴되는 과정까지 극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어우야담≫의 편제는 총 5편(篇)으로 인륜편(人倫篇)은 효열(孝烈), 충의(忠義) 등 11항목, 종교편(宗敎篇)은 선도(仙道), 승려(僧侶) 등 10항목, 사회편(社會篇)은 과거(科擧), 구관(求官) 등 20항목, 만물편(萬物篇)은 천지(天地), 초목(草木) 등 7항목, 학예편(學藝篇)은 문예(文藝), 식감(識鑑) 등 12항목으로 전체 522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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